산유국, 생산량 동결 합의 또 실패…바닥 뚫린 유가 어디로

입력 2016-04-18 07:58 수정 2016-04-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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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갈등에 회의 성과 못내…OPEC 균열에 의사결정능력 상실

국제 원유 시장 최대의 관심사였던 산유국들의 카타르 도하 회동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요동치게 됐다.

도하에서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회의를 열어 산유량 동결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주요 산유국 등 18개국 대표는 지난 2월 사우디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이 잠정 합의한 산유량 동결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회의 시작 전만 해도 합의에 대한 기대는 컸다. 모하메드 알 루미 오만 석유장관은 회의에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오는 10월 1일까지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OPEC 수장인 사우디와 역내 라이벌인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합의는 실패로 돌아갔다.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부왕세자는 지난 1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우디도 산유량을 동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산유량을 동결하는 자리에 우리가 나가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회의 불참을 통보했다.

소식통들은 부왕세자의 강경한 자세에도 사우디 대표단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왕세자의 발언은 단지 정치적인 것으로 사우디 정부가 유가 하락에 따른 자국의 경제난관을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막상 사우디는 회의에 들어가자 이란 없이는 어떤 합의에도 동의하지 않겠다고 버텨 회의는 당초 예정 시간을 넘겨 10시간 이상 계속됐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사우디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은 전날만 해도 합의안 초안에 동의했다”며 “일부 국가(사우디)가 다음 날 바로 태도를 바꿨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빈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장관은 “(산유량 동결 방법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OPEC의 차기 총회가 열리는 6월 2일까지 결론을 미룰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사우디와 이란의 균열이 커진 상황에서 의사결정능력을 상실한 OPEC이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회의 전 “산유국들이 이번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유가가 심각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하 합의 실패 이후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6.8% 폭락한 배럴당 37.61달러에 움직였고 브렌트유 가격도 최대 7% 떨어졌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산유량을 동결하지 않으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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