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에서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대관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조직의 관심사는 총수와 관련한 리스크나 그룹 현안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업무 자체가 총수, 그룹 등과 관련한 일이다 보니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요 그룹의 대관조직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국정감사 시기도 그렇다. 이때는 모든 그룹의 대관조직들이 국회로 향한다.
실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재계 총수 등이 단골 메뉴로 거론된다. 하지만 여야 간 협의 과정에서 국정감사장에 총수가 서는 사례는 거의 없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다.
신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무산시키지 못하면서 롯데그룹 내 분위기도 싸늘했다. 국회 대관조직의 업무능력이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정감사장에 오른 신 회장이 당시 상황을 무사히 넘기면서 대관조직이 다시 조명을 받았다. 사전에 롯데그룹의 대관조직이 여야를 불문하고 뛴 결과였다는 얘기가 퍼졌다.
당시 대외협력을 총괄했던 인물은 소진세 사장이다. 이후 소 사장은 신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홍보와 대관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경우도 있다. 2000년대 중반에 A그룹은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당시 검찰은 불시에 A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이때 A그룹 대관팀은 사전에 검찰 분위기를 인지하지 못해 낭패를 봤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로 인해 당시 A그룹의 대관팀 임원진이 대거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