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일 오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여성·청년의 일과 삶,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개원 33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노동시장과 가족변화 속에서 이전 세대와 다른 형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청년세대와 여성의 일과 삶의 여건, 현황을 분석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이영선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서 ‘여성의 경제촬동 참여와 한국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영선 부의장은 “한국경제에서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여성 근로자의 기회는 늘어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의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소통능력과 유연성 면에서 우월한 여성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내놓은 한국노동시장개혁에 관한 연구자료를 근거로 △외벌이 부부보다 불리한 맞벌이 부부에 대한 과세제도 △육아장려제도의 차이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조세유인제도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임금 격차 등의 정책적 왜곡을 제거하고 동시에 양성평등 사회문화적 환경을 만들어 가면 여성경제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용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고용·인재연구실장과 김난주 여성고용센터 부연구위원은 ‘노동시장 변화와 청년여성 취업지원’에 대한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50∼60대 여성 취업자가 늘어나는 반면 10∼20대 청년 여성의 취업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연구결과 50대 여성은 56만 2000명, 60대 여성은 41만9000명, 30대 여성은 1만 1000명 증가했지만, 15~29세 청년여성은 1만6000명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50~60대 여성의 취업증가율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시간제근로자 증가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김태용 실장은 “최근 시간제 근로 확대와 관련된 정책으로 인해 50~60대 여성 고용증가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홍승아 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은 ‘청년세대의 가족의식 변화와 일가정양립 여건조성’이라는 주제로, 장미혜 여성권익·안전연구실장은 ‘청년층을 위한 주거지원과 지역사회환경개선’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섰다.
이어 나태준 행정학과 교수와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이기순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정현숙 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는 “구직현장의 청년들은 직장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임금’이라고 주저없이 이야기지만, 근로환경에 대한 요구도 상당하다.”며 “여성의 경우에는 결혼출산에 따른 확실한 복지정책을 원했다. 대기업과 고임금도 좋지만,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을 바랐다.”고 전했다.
이기순 여가부 정책국장은 “청년 여성고용이 가장 큰 문제다. 이들이 고용의 사각지대에 있고 어려운 계층”이라면서 “경력단절로 발생하는 손실이 1년에 15조원이다. 경단녀 발생을 막고, 경단녀의 재취업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