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출신 기업인’이자 문화재 수집가로 유명한 호림(湖林) 윤장섭 유화증권·성보화학 명예회장이 1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2년 개성에서 태어난 윤 명예회장은 남쪽으로 넘어와 성보실업, 유화증권, 성보화학 등을 창업했다. 한국 기업계의 기초를 닦은 1세대 기업인으로 꼽힌다.
윤 명예회장은 회사 경영에서 무리한 사업 확장이나 기업 인수, 매매 등을 하지 않는 ‘개성상인 철학’을 유지했다. 덕분에 1962년 창업한 유화증권은 경영권이 자주 바뀌는 증권업계에서 한 번도 이름을 바꾸지 않고 이어져 온 몇 안 되는 증권사 중 하나다.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유화증권과 성보화학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기도 했다.
고인은 문화재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간송 전형필, 호암 이병철과 함께 국내 3대 문화재 수집가로 꼽힌다. 그가 세운 호림박물관은 현재 국보 8점과 보물 52점을 비롯한 1만5000여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대표 사립 박물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