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메신저 앱 라인(LINE)이 우여곡절 끝에 7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증권거래소가 이달 라인의 상장을 승인할 방침을 굳혔다면서 상장 시 라인의 시가총액은 6000억 엔(약 6조437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라인의 시가총액은 올해 일본에서 실시된 기업공개(IPO) 중에선 최대 규모이며, 일본 게임업체인 코나미홀딩스와 맞먹는 규모다. 라인은 도쿄증시에 상장하면서 동시에 미국에서의 상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주간사로는 노무라증권과 모건스탠리 등을 기용했다.
NHN의 일본 법인을 모태로 2013년에 출범한 라인은 2014년부터 IPO설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그때마다 “현 시점에서 외부 자금은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며 IPO설을 부인했다. 네이버의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8월엔 “실적과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라인의 IPO를 연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회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을 둘러싸고 일본 금융당국이 통화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자금 결제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면서 연내 상장도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문제는 지난 달 금융당국이 해당 게임 아이템을 통화로 인정, 공탁금을 추가로 납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다만 아쉬운 건 라인이 상장을 미룸으로써 시총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신문은 원래 라인이 2014년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모회사인 네이버 내에서 상장 방법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기 때문에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상장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라인이 2014년에 상장했다면 기업가치는 1조 엔에 이르렀겠지만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4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라인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무료 메신저 앱 ‘LINE’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시점 전 세계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2억18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페이스북이 190억 달러에 인수한 메시지 앱 ‘왓츠앱’의 8억 명과 중국 텐센트홀딩스 산하의 인기 채팅 앱 ‘위챗’의 6억 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일본에서는 이용자 수가 압도적이지만 분기별 이용자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어 해외 시장 개척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에 라인은 페이스북 등이 선점한 미국과 유럽보다는 아시아 쪽에 역점을 두고 있다. 태국에서는 동영상 전송 등 독자적인 서비스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규 이용자 확보를 위해선 막대한 광고비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신문은 라인이 상장을 통해 2000억~3000억 엔 가량을 시장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성장을 위한 투자에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