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이 공론화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3일 “양대 해운사 합병은 정상화 이후에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양사를 KDB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한 후 합치는 방식이다.
이는 산은이 합병을 주도할 수 있다는 면에서 용이하다. 부실기업 합병 후 매각은 일반적인 구조조정 방식이기도 하다. 또한 제3자가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매각 방식으로 부각된다.
임종룡 위원장이 말한 ‘정상화’란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없이 단순한 출자전환으로 영업 유지가 가능한 기업 상태를 말한다. 현재 상황으로 본다면 대우조선해양처럼 산은의 자회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면에서 합병이 진행된다면 현대상선이 중심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에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임 위원장이 말한 ‘정상화’상태에 사실상 진입했다.
반면 한진해운은 ‘정상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용선료 협상을 끝내지 못했을 뿐더러 대주주 사재출연 등을 놓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현재 스스로 살 수 없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간다해도 합병은 가능하다.
매각 주체가 법원으로 바뀌기 때문에 변수는 있지만, 별다른 매수자가 없을 경우 산은과 현대상선이 인수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시 매각가가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합병은 더 용이해질수 있다. 최근 산은 등 채권단내에서 한진해운에 대해 법정관리도 불사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런 전략적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