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정보업체 다즈후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규모는 전날까지 342억 위안(약 5조9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었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IPO 건수도 68건에 그쳐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감소했다.
이같은 IPO 부진에는 중국 정부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주식 버블이 붕괴하자 수급상황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하던 정부는 지난해 7월 IPO 자체를 중단했다. 같은 해 11월에 IPO를 재개했지만 상장 승인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는 평가다.
이에 미국과 홍콩증시를 벗어나 자신의 고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이 울상을 짓게 됐다. 인터넷 게임업체 완메이스제와 의료기기업체 마이루이 등 현재 미국에서 상장을 취소한 기업은 이미 10개를 넘었다. 화장품 인터넷 판매업체 쥐메이 등도 상장 취소를 고려해 왔다. 홍콩에서는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 산하 다롄완다상업부동산이 지난달 상장 취소를 결정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미국과 홍콩에서 저평가받고 있다는 불만을 품어왔으며 이에 본토증시에 재상장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으려 했다. 이미 상장된 중소기업을 인수ㆍ합병(M&A)하는 방법으로 우회상장하는 편법도 만연해 이런 움직임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중국 증권당국이 우회상장은 투기를 불러 일으킨다는 인식으로 규제를 강화할 조짐이어서 편법을 쓰기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되면 남는 것은 정상적으로 당국에 상장을 신청하고 인가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주식 버블 붕괴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들 기업의 상장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현재 중국에서 상장 허가를 기다리는 기업은 약 800곳에 달한다. 미국 상장을 포기한 마이루이도 아직 본토 증시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에 나스닥에 상장한 인터넷 방송사이트 YY는 이달 중순 상장 폐지 계획을 철회했다. 앞으로도 YY의 선례를 따르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