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3년째로 접어든 황창규 KT 회장에게 올 상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다.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만큼, 또다른 가시적 성과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황 회장이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글로벌 광폭 행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올해 초 ‘고객인식 1등’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KT가 민영화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보수적인 공기업 잔재가 남아있다는 일부 편견을 뿌리부터 뽑기 위한 조치였다.
황 회장은 기존 통신사업 강화와 함께 신사업 진출도 과감하게 진행했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기가인터넷, 5G 미래상, 데이터요금제, K뱅크 등 통신사업 선도와 신사업 강화 등에 전력투구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때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KT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클럽에 다시 복귀했다.
지난 3월 주총에서 황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인식 1등’, ‘신사업 성과 창출’, ‘완전한 차별화의 지속 추진’을 통해 더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고객인식 1등과 함께 황 회장이 올 상반기 주력한 부분은 해외시장 진출이다. KT의 숙원 사업인 해외시장 진출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다. 황 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6에서 ‘기가 LTE’와 ‘기가 와이어’ 기술을 터키와 스페인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 첫 번째 글로벌 기가 아일랜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황 회장은 당시 현장에서 “내수 산업에 매몰되지 않고 독자 개발한 기술을 들고 글로벌 수출 성과를 앞세워 2020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야심차게 선언했다.
다만 황 회장에게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성사 여부가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KT는 전 사적인 차원에서 이번 인수·합병 저지에 나선 형국이다. 만약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업계가 빠르게 재편되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