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장사, 외국계보다 토종 운용사가 잘했네…한투·미래에셋 ‘반짝’

입력 2016-07-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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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해외 펀드를 매수한 투자자들이 외국계 자산운용사보다 국내 운용사에 더 많은 자금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운용사는 상품 다변화에 대한 유인이 커진 반면 외국계 금융회사는 한국 시장에서 흥미를 잃어가는 상황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21일 현재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에 1940억원이 들어와 가장 자금 유입 규모가 컸다. 이어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에 각각 959억원, 670억원이 순유입됐다.

기존에 상위권을 유지했던 블랙록자산운용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각각 470억원, 407억원으로 국내 운용사들에 자리를 내줬다.

해외 채권형 펀드 부문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212억원 자금을 모아 2위인 블랙록(681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반짝 흥행했던 국내 증시가 다시 박스권에 갇히고 올해 초 비과세 해외펀드 제도가 시행되면서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펀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8년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 시행을 앞두고 국내 운용사들은 상품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한투운용은 최근 해외 상품 라인 강화에 주력한 것이 이번 자금모집 성과로 이어졌다. 한투운용이 지난달 말 출시한 ‘KINDEX베트남VN30증권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한 달이 채 못돼 1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2월 출시한 ‘베트남그로스 펀드’도 약 360억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도 550억원이 유입돼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가장 자금 유입 규모가 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에만 5088억원이 쏠리며 해외 채권형 펀드 중 가장 큰 자금을 쓸어담았다.

국내 운용사는 여러 제반 여건상 글로벌 운용사의 펀드에 재투자하는 형태로 해외 펀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투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흥행 펀드들은 자체 리서치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운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가 한국 영업을 접으면서 국내 운용사들이 반사적으로 이익을 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가 한국 지점을 철폐하는 것은 물론 자산운용사도 인력 감축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국내 운용사들의 해외 펀드 경쟁력이 강화될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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