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추가경정예산안의 22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여야가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추경안 처리는 물론 조선·해운업 부실화에 대한 책임을 따져 볼 서별관청문회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여야3당 원내수석 부대표가 전날 추경안 처리와 서별관청문회를 두고 서울 강남 모처에서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으나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에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기존 입장만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새누리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오늘 만나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 “(서별관청문회) 증인채택뿐만이 아니라 (기재·정무위) 연석회의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오늘 만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재협상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전날 협상에서) 원내수석 간 원칙적인 얘기만 주고받았다”며 “오늘 본회의는 사실상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추경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여야3당은 국회의장 주재로 추경안 처리와 서별관청문회 개최, 세월호 선체 조사 보장, 누리과정 예산 협의 진행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이 서별관청문회에 최경환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핵심 증인이 출석해야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심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은 청문회의 증인 중복 등 비효율성을 이유로 야당의 특정 증인 채택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여당은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를, 야당은 ‘선(先) 청문회, 후(後)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추경안 처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추경 항목 중 일부를 내년 본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는 의총에서 관련 문제를 충분히 논의한 뒤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타결을 이뤄 곧바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가 열릴 경우 25일께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