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러시아의 국영 석유회사와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협력합의서에 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가삼현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부사장)와 정기선 기획실 부실장(전무) 등이 참석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러시아 국영 극동조선소(FESRC)와 상선 설계·프로젝트 관리 등 선박 건조를 지원하는 합자회사(JV)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가 최근 조선소 현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진 기술력이 필요해 현대중공업이 유조선을 수주하는 조건으로 합자회사 설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측은 "러시아의 자국 조선소 건조 정책 시행에 대비해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러시아는 중형 유조선 부문에서 설계 및 건조기술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극동조선소가 위치한 러시아 연해주는 현대중공업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1989년 시베리아 개발 사업을 진행했던 지역이자 현재 현대중공업이 농장과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3월에는 미국 GE사와 조선·엔진·기자재 등 사업 전반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