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을 연출했다.
애플은 이날, 시장의 예상대로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최신 애플워치 ‘시리즈2’를 공개하고, 이와 함께 무선이어폰 ‘에어팟’ 등을 선보였다. 신형 아이폰은 방수형 설계에 카메라 성능과 프로세서 속도를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당초 예상대로 이어폰 단자가 없어지면서 디자인이 단순화됐고 저장용량은 확대됐다. 화면 크기가 4.7인치인 아이폰7의 카메라에는 지난해까지 대화면(5.5인치) 모델에만 탑재됐던 ‘광학적 이미지 안정화(OIS)’ 기능이 추가되는 등 촬영 성능이 향상됐다. 대화면 모델인 아이폰7플러스는 표준적 와이드 렌즈와 56mm 텔레포토 렌즈가 함께 달린 듀얼 카메라가 탑재돼 초점거리를 조절하며, 최대 2배까지 광학줌도 가능하다.
신형 아이폰은 ‘홈 버튼’과 3.5mm 이어폰 잭을 9년 만에 없애고 각각 지문인식 센서와 라이트닝 커넥터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에 기본으로 포함되는 이어폰인 ‘애플 이어팟’은 연결 단자가 기존의 3.5mm에서 라이트닝 커넥터로 바뀐다. 애플은 기존 3.5mm 이어폰 사용자들을 위해 라이트닝 단자로 연결할 수 있는 어댑터를 아이폰 박스에 기본으로 포함키로 했다.
애플은 아울러 프리미엄 무선이어폰 에어팟도 선보였다. 양쪽 귀에 하나씩 거는 방식인 이 제품은 블루투스와 유사하지만 전력소모가 더 적은 자체 개발 ‘W1’ 무선칩과 관련 기술을 이용하며,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한 차례 충전 후 사용 시간은 5시간이며, 케이스에도 충전 기능이 있어 여기에 꽂아뒀다가 다시 사용하면 최대 24시간까지 쓸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이벤트에서 정작 시장을 놀라게 한 건 신작 아이폰보다 게임업계의 스타급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와 ‘포켓몬’과의 제휴를 발표한 것이었다. 애플은 무대에 ‘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와 ‘포켓몬 고’를 만든 나이언틱의 존 행키 대표를 차례로 등장시켰다. 미야모토 대표는 애플 운영체제인 iOS용으로 ‘슈퍼마리오 런’ 게임을 올해 12월 애플의 앱 스토어를 통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올 여름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를 제작한 나이언틱의 존 행키 최고경영자(CEO)는 포켓몬 고의 애플워치용 앱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애플이 이들 기업과 손을 잡은 걸 두고 ‘신의 한 수’로 평가했다. 그동안 판매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애플에 게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팀 쿡 CEO는 이날 신제품 공개 행사 시작과 동시에 트위터에 신제품 사진과 내용을 공개하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새로 도입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몇 분기 동안 아이폰 수요가 감소했으나 아이폰7이 새로 출시됨에 따라 애플의 매출에서 아이폰이 지속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연말 성수기에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