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최근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IB부문은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증권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올 상반기 증권사 실적, IB가 갈랐다 = 1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사들은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54개 증권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1조233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1761억 원)보다 43.4% 감소한 것이다.
수수료 수익도 감소해 올 상반기 증권사들이 걷은 수수료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한 3조7568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을 운용하다 대규모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파생상품과 관련해 손실이 무려 1조7032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IB와 관련해서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IB 관련 수수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한 것. 특히 증권사들은 올 2분기에만 IB 관련 수수료로 3632억 원 거둬들였다. 이는 1분기(2394억 원)보다 51.7%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양호한 실적은 대형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IB 업무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1조 원 이상의 대형사(11곳)의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1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한 것이다.
◇한투·NH투자증권, 단연 눈에 띄네 =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단연 돋보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 IB부문에서 12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NH투자증권은 인수주선과 인수·합병(M&A)자문에서 500억 원에 가까운 실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 또 해태제과,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IPO(기업공개)를 주관하고 삼성엔지니어링과 BNK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하는 등 주식자본시장(ECM)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이후 IB 사업부 강화에 주력해온 NH투자증권이 IB부문에서 예상을 넘는 수익 창출을 이어오고 있다”며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창출이 증권업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전반적인 실적이 다소 줄어든 상황임에도 IB부문에서는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한 실적을 거둬들였다. 올해 초 IB그룹을 신설하며 공격적 영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IPO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냈는데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삼성바이로직스와 두산밥캣·이랜드리테일 등 올해 주요 IPO 거래를 도맡아 하반기에도 IB 부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문가인 김성환 IB그룹장을 영입하면서 호주 캔버라 루이사로손 빌딩과 벨기에 브뤼셀 아스트로타워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이외에도 현대증권(506억 원)과 미래에셋증권(481억 원)이 각각 62.7%, 8.8% 증가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