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꼬인 한진해운 사태…샤먼호 압류 전문가들도 의견 ‘분분’

입력 2016-10-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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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샤먼호 가압류 해법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사진=11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해상법연구센터는 CJ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제2회 한진해운 물류대란 법적 쟁점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사진=11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해상법연구센터는 CJ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제2회 한진해운 물류대란 법적 쟁점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한진해운 선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압류된 가운데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향후 한진샤먼호에 대한 가압류가 법원에서 최종 허용될 경우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1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해상법연구센터는 CJ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제2회 한진해운 물류대란 법적 쟁점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7일 창원지법은 부산신항에 접안해 선적 작업을 하던 한진샤먼호에 대해 가압류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의 연료 유통회사 ‘월드 퓨얼’은 한진샤먼호에 공급한 기름값을 받기 위해 가압류를 신청했다. 국내에선 지난달 1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며 한진해운 자산에 대한 포괄적 압류금지(스테이오더)가 취해졌다. 그러나 창원지법이 ‘월드 퓨얼’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며 논란이 촉발됐다. 창원지법은 한진해운이 파나마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만든 샤먼호는 한진해운 자산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통상 해운업체는 외국에 SPC를 세워 금융회사(대주단)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배를 짓는다. 그 나라에 선박의 국적을 둔 상태에서 SPC로부터 배를 빌리는 형태로 운영한다. 금융회사에 빌린 돈을 다 갚고 나면 한진해운이 소유권을 갖고 국적을 한국으로 바꾼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를 국적취득부 용선(BBCHP)이라고 부른다. 통상 선사의 자체 선박(자사선)으로 인정한다. 한진해운은 지난 10일 창원지법 가압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이날 쟁점은 채무자회생및파산법 제45조(포괄적 금지명령)가 명시한 ‘채무자의 재산’에 BBCHP가 포함되는지 여부에 집중됐다. 도산법 전문가인 한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진샤먼호가 파나마의 SPC에 등기돼 있고 용선료 채권과 선박의 저당권은 SPC의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어 법적으로 한진해운 소유 자산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유류비 채권 등 선박우선특권을 허용하지 않아 이번 선박 가압류를 불허한다 해도 임시방편일 뿐, 향후 SPC의 금융회사가 용선료 지급 불가로 저당권을 실행해 임의경매를 신청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법원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이번 가처분 인용 판결을 내린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해상법 전문인 권성문 법무법인 여산 변호사는 “선박금융 실무를 보면 금융회사와 해운회사가 강제집행을 배제하고 도산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합의하에 SPC를 설립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금전 차용의 실질은 SPC가 아닌 한진해운”이라고 반박했다. 권 변호사는 “해운회사는 특성상 단순한 소유권(오너십) 이외의 다른 형태의 재산이 있을 수 있다”며 “채권자 재산의 범위는 단순한 귀속관계가 아닌 실질적인 영업목적까지 고려해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생개시전 기준 한진해운이 소유권을 보유한 선박은 5척에 불과한데 채무자 재산을 폭넓게 인정하지 않으면 채무자의 회생이라는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모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해상법연구센터 소장)는 “사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저당권자들의 지위가 있기 때문에 등기가 돼있는 실질적인 소유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BBCHP은 채무자 회생법의 목적을 존중해 한진해운의 자산으로 봐 압류가 금지되는 것이 균형잡힌 결론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원지법은 한진해운에 대한 이의신청을 빠르면 이번주내 결론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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