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조세정책을 놓고 12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법인세 인상 문제를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오는 26일 국회에서 법인세를 놓고 토론회를 열기로 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법인세 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법인세 인상은 국민 증세’라며 법인세 인상의 부담이 결국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했고 야권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낮춘(25%→22%) 법인세의 ‘정상화’를 통해 공평 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법인세율 인상은 지금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기재부 1차관 출신으로 공직에 있을 때도 법인세 인상을 반대해 왔다.
추 의원은 “지금 경제상황이 침체해 있고 국제적으로도 조세 경쟁시대 아니냐”며 “법인세 부담은 소비자·근로자·주주 등에 전가되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은 국민 증세”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멕시코와 그리스 등 일부를 빼놓고 법인세 인상을 논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면서 “법인세 증세는 결국 서민 증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용수 의원은 “경기가 하강하는 마당에 기업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학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 1%를 올리면 일자리가 0.3~0.5%포인트 줄고 임금이 0.3~0.6%포인트 줄어든다는 것이 연구결과”라고 여당의 주장에 동조했다.
반면 야당은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은 “법인세 실효세율이 얼마인가가 중요한데 미국은 21.8%이고 호주는 23.7%지만 한국은 캐나다와 함께 16.6%에 불과하다”며 “OECD와 비교해서 공평과세를 해달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법인세율을 인하한 후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더 늘었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올해 국회에서 법인세 정상화 문제는 결론이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의원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부가세율이 40년 넘게 10%로 그대로라며 세제가 세수 효율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법인세 인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법인세를 인상하면) 실제 귀착이 되는 것은 근로자와 투자자가 내는 세금”이라며 “대기업 실효세율은 상승하고 있어 법인세 인상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