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호이자 영화산업에 활발하게 투자하는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할리우드를 방문해 자신과 손을 잡고 중국에서 영화를 찍을 것을 유혹했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전날 저녁 연설에서 “빠른 박스오피스 성장세를 감안하면 중국은 반드시 세계 최대 영화시장이 될 것”이라며 “영화제작사들은 중국 관객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이해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고 운을 뗐다.
왕 회장은 “오는 2026년까지 중국의 박스오피스가 연간 300억 달러(약 33조87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해 전 세계 영화시장의 45%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에 4만 개 스크린이 있지만 중국은 10년 안에 약 15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할리우드는 중국에서 생존하려면 새로운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진출 초창기에는 현지 파트너와 손을 잡고 중국 관객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완다그룹은 잇따른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으로 부상했으며 오는 2020년에 세계 박스오피스의 2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올해 1월 35억 달러에 ‘퍼시픽림’ 등 인기 영화를 다수 제작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미스 아메리카 등을 주관하는 딕클라크프로덕션 인수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영화산업에 대한 왕성한 식욕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왕 회장은 “내가 추구하는 것은 체제 선전이 아니라 이익”이라며 “나는 사업가다. 어떤 정치적 견해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왕 회장의 방문은 완다그룹의 본거지인 중국 칭다오에 있는 그의 영화 스튜디오 ‘칭다오무비메트로폴리스’를 소개하는 목적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완다그룹과 칭다오 시 당국은 앞으로 5년간 7억5000만 달러어치의 영화 제작 인센티브를 걸어놓았다”며 “우리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촬영하면 일부 제작 비용의 40%를 리베이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전더리는 퍼시픽림과 고질라 속편을 칭다오 스튜디오에서 촬영한다. 다른 할리우드 제작사들도 전날 행사에서 완다와 영화 촬영 서명식을 가졌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