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17년 전 세계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134개국 중 26%인 35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면서 “이 같은 비율은 2012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일 년 전만 해도 이 비중은 17%에 그쳤다. 반면 무디스가 긍정적 전망을 유지한 국가는 12개국에 그쳤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평가대상국 가운데 3분의 1이 경제적 역량 하락을, 5분의 2가 재정적 역량이 감소하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다수 신흥국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충격을 받았으며 특히 걸프 지역과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지역의 원자재 수출국에 충격이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앞으로도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공공부채비율도 높아 2018년까지는 국가별 신용등급 전망이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알래스테어 윌슨 무디스 국가리스크 평가국장은 지속적인 저성장 분위기가 대다수 국가의 신용등급 전망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경우 성장을 뒷받침할 통화정책 능력이 후퇴하고 있고 신흥국은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과 환율 압박으로 정책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런 점에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점진적이지만 폭넓은 정책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정 지출을 확대한다면 단기간에 수요를 자극하고 장기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는 있으나 공공부채 비율은 더욱 올라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용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높은 공공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는 소수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디스는 국내 정치와 지역적 긴장이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이행할 국가들의 역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대선 결과가 중기적으로 재정 역량, 무역과 안보 정책 등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EU의 분열이 향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그 사례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