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 연말정산 절세 상품으로는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등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세(稅)테크’도 쏠쏠한 투자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연금저축·IRP에 몰리는 자금 = 연금저축과 IRP는 현명한 연말정산을 위한 필수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연말정산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연금저축펀드와 퇴직연금펀드에 자금이 몰려든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와 퇴직연금펀드에는 18일 기준 연초 이후 각각 1조304억 원, 1조156억 원이 들어왔다. 이 중 최근 1개월 사이 유입된 금액만 각각 1101억 원, 1458억 원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연금저축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1(채권)’으로 연초 이후 658억 원이 유입됐다.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7090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1(채권)’과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저축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1(주식혼합)’에도 각각 571억 원, 470억 원이 흘러 들어갔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펀드 중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1(국공채)’에 2550억 원이 몰렸다. ‘신영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운용’에는 1573억 원이 유입됐다.
연금저축은 5년 이상 저축하면 만 55세 이후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 소득 공백기에 연금 형식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노후 대비 상품이다. 연간 1800만 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으며, 부분 인출과 한도 내 추가 납입도 가능하다.
연금저축과 IRP에 나눠서 투자하면 각각 400만 원, 300만 원 이내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일 IRP만 투자한다면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한도가 늘어난다. 연간 한도를 꽉 채울 경우 연말정산 때 92만4000원(13.2%)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 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115만5000원(16.5%)까지 환급이 가능하다.
특히 연금저축은 운용수익에 대한 15.4%의 세금이 연금을 수령하는 시점으로 이연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년간 연 5%의 수익률을 가정했을 때 과세이연에 복리 효과까지 더해지면 과세가 이뤄질 때보다 수익률이 36.3%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간에 해지하면 기타소득세가 16.5%나 발생해 그간 받은 세제 혜택보다 더 많은 돈을 세금으로 토해 낼 수 있다.
◇주택청약 혜택…비과세 상품도 눈길 = 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가구주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납입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된다. 월 20만 원씩 납입하면 240만 원의 40%인 86만 원이 소득공제 대상액이다. 본인의 세율이 16.5%라면 15만84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한편, ISA와 비과세 해외펀드는 연말정산 상품은 아니지만 세제 혜택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ISA의 가입 한도는 연 2000만 원이며, 의무가입 기간인 5년 동안 최대 1억 원까지 넣을 수 있다. 이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200만 원까지 비과세다. 이익 초과분에 대해서도 이자·배당소득세율(15.4%)보다 낮은 9.9%의 세율이 적용된다.
ISA는 특히 계좌 안에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을 합산해 나온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 그만큼 세금 혜택이 더 크다는 의미다. 연소득이 5000만 원 이하면 의무가입 기간이 3년으로 줄고 비과세 이익 범위도 250만 원까지 늘어난다.
올해 새롭게 등장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해외주식 매매차익과 환차익이 모두 비과세된다. 해외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라면 투자자금의 30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금융회사별 중복 가입이 가능하지만 가입한도는 전 금융기관을 통틀어 1인당 3000만 원까지다. 내년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이후로는 최대 10년간 환매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