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오르면서 국내 은행들의 외화 차입에 비상이 걸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외화차입금 평균 가산금리는 3개월물 실세금리 기준으로 지난달 8일 6bp에서 같은 달 30일 37bp로 6배 이상 급등했다. bp란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나 수익률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기본단위로, 1bp는 0.01%를 의미한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특히 이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에 선(先)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내의 한 시중은행이 외화차입금 조달금리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3개월 리보(Libor 3M)와 이에 더한 스프레드로 구성한 가산금리는 지난달 8일 12bp에서 같은 달 30일 32bp로 3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이 은행의 외환담당자는 “12월 확실시되는 미 금리인상과 연말 자금수요에 따른 수급 영향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10월까지 연중 외화차입금 평균 가산금리가 단기 0.8bp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사이에 최대 46.25배나 치솟았다.
다만 1년 이상 중장기 금리는 현재 50bp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길어져 정치 불안이 실물경제로 옮겨 붙을 경우 장기 전망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외화 유동성 관리 강화에 나섰다.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한편 ‘비상 외화자금조달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감독 규정상의 규제 비율인 85%를 상회한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지난달 8일 105.80%에서 이달 1일 기준 100.40%까지 5.40%포인트나 하락해 외화유동성 관리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