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코레일이 벽지노선 손실보상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벽지 적자 노선은 경전선, 동해남부선, 영동선, 태백선, 대구선, 경북선, 정선선 등 7개 노선에 달한다. 정부는 현재 코레일에 벽지노선 손실금 60 ~ 70%를 보조해 주고 있다.
7일 정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에서 벽지노선 손실보상과 관련한 공익서비스 보상예산이 올해 1461억 원에서 내년 2111억 원으로 650억 원이 대폭 삭감됐다. 이에 코레일은 벽지노선 열차운행 횟수를 대폭 축소하고 무인화를 통한 인력감축 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내년부터 벽지대상 노선을 운행하는 1일 112개 열차 중 승차율 분석 및 대체 교통수단 등을 고려해 56개 열차를 축소하고 16개 역을 무인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의 열차운행 감축 계획을 보면 경전선은 현재 34회에서 22회로 12회가 줄어든다.
코레일은 이 같은 대책에도 174억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기재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과거에는 벽지노선 지역 주민이 철도가 아니면 이동하기 어려워 생명권과 이동권 차원에서 정부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도로가 사통팔달 뚫려 있는 요즘에는 벽지노선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레일이 벽지노선에 들어간 비용을 보전해 주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수록, 표가 안 팔릴수록 유리한 상황”이라며 “코레일이 사업을 못하겠으면 노선을 반환해도 된다”고 말했다.
코레일을 관리·감독하는 국토교통부는 기재부와 코레일의 갈등 속에서 해법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감축되는 것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코레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벽지노선을 어떻게 할지 협의해서 대책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벽지노선 손실보상은 법으로 정해진 것이니만큼 보상은 투명하게 하고 코레일이 공익서비스 기능을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제도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