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뿐만 아니라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한국 경제의 대표 업종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어 내년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근로자 10인 이상 전국 1만1918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7월 20일∼10월 28일 시행한 ‘2016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12대 주력산업 중 기계(4.9%), 소프트웨어(3.5%), 전자(3.2%) 등의 인력이 비교적 많이 늘어난 반면, 조선(-3.9%), 철강(-2.0%), 자동차(-1.4%), 반도체(-0.7%)는 쪼그라들었다. 자동차의 경우 2013년 3.8%, 2014년 3.3%로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철강 역시 2013년 7.3%, 2014년 6.0%로 서서히 줄어들다 2015년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현재의 제조업 고용 악화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조선업을 비롯한 산업계에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제조업 취업자가 10월 기준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정유 등이 있어 구조조정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울산의 실업률이 1년 전보다 1.4%포인트 상승한 3.6%를 기록해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조선업의 경우 수주 급감에 따른 물량 감소로 내년까지 6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조선·철강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업체의 줄도산과 대량실업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 주력산업 경쟁력의 추락이 수출 감소로 이어져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정규철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실직이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철강과 석유화학 등 여타 취약산업에서도 실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대한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해 대량실업 사태가 빚어지는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