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잘리고, 빚 늘고, 물가 올라 … ‘우울한 세밑’

입력 2016-1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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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여파 대규모 실업 사태…장바구니 물가도 올라 서민 삶 더 팍팍

고용 불안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빚은 늘고 물가까지 올라 어느 해보다 우울한 세밑을 맞고 있다. 내년 경기 상황은 더 안 좋다는 소식에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정부와 연구단체에 따르면 각종 경제지표가 안 좋게 나타나면서 서민들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실업은 가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업종과 상관없이 기업 구조조정의 칼날이 매섭다. 올해 들어서만 30대 그룹은 직원 1만4000여 명을 감원했다. 산업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 3사의 영향이 컸지만 일반 산업 중심의 인력 감원도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올해 30대 그룹의 인력 고용 규모도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권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2800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금융권 전체에서 올 연말까지 수천 명이 감원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달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올 11월 취업자는 2659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구조조정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는 10만2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매월 10만 명 이상 늘어났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 연속 줄었다. 감소 폭도 점점 커져 지난달에는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취업자가 10만 명 이상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계빚은 올해 1300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올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 원이다. 여기에 10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분 7조5000억 원만 더해도 가계신용 잔액은 이미 지난달 말 기준으로 1300조 원을 넘어선 상태다.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비중(올해 9월 기준)이 41%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00조∼800조 원은 금리 변동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형으로 추정된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가계가 새롭게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연간 7조∼8조 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장바구니 물가도 들썩이면서 가뜩이나 힘든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름값이 연일 오르고 있는 데다 계란, 라면 등 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품목 가격도 일제히 인상되고 있어서다.

이달 24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70원58전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이달 중순 기준 특란 한 판(30개)의 소매가는 7124원으로 한 달 전(5420원)보다 31.4% 올랐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도 농심이 지난 20일부터 18개 품목 가격을 올리면서 신호탄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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