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2년 만에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빅5’에서 탈락했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 대수는 422만8536대를 기록했다. 전년(455만5957대)보다 7.2% 감소한 수치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351만2926대를 기록한 뒤 2010년 427만1741대로 크게 늘었다. 2011년에는 역대 최대인 465만794대를 생산했고, 이후에도 450만 대 수준을 줄곧 유지해왔다.
순위 하락은 현대기아차의 장기화된 노조 파업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생산량은 167만9906대로 2015년 185만8395대보다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지난해 생산량 155만6845대) 역시 9.4% 줄었다. 반면,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낸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판매량은 늘어나 대조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글로벌 생산량은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한국의 빈자리는 인도가 차지했다. 지난해 10월까지 376만 대를 웃도는 자동차를 생산한 인도는 지난 한해 역대 최대인 450여만 대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인도에 뒤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자동차 생산국 순위 5위를 유지하다, 2002년 급성장한 중국에 밀려 6위로 내려섰다.
이후 성능과 품질 향상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수출이 크게 늘면서 2005년 프랑스를 제치고 5위권에 다시 진입한 뒤,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글로벌 ‘빅5’ 자리를 지켰다. 1∼4위는 중국, 미국, 일본, 독일이 각각 차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고용·수출·부가가치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며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노사안정, 내수 활성화,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