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월 16일 이육사-변절을 모르고 일제에 항거한 민족시인

입력 2017-01-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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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편집위원

진짜 선비에겐 변절이란 상상할 수 없다. 그저 일편단심일 뿐이다. 이들은 ‘예의’로 행동을 규제하고 ‘염치’로 마음을 단속했다. 일제 강점기 시인 이육사(1904.5.18~1944.1.16)는 그런 선비였다. 당시 많은 문인들이 변절한 데 반해, 그는 글과 행동으로 끝까지 일본에 항거한다.

본명이 원록(源祿)이었던 이육사는 어려서부터 형제간 우애가 깊고 용모가 단정한 선비 형으로, 한 번 사귀면 생사를 같이할 정도로 의리와 신의가 두터웠다고 한다. 그가 독립운동에 나선 것은 항일 무력 독립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하면서다. 당시 그곳에서 군자금을 전달하는 일을 했는데,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이 일어나자 검거되어 2년 4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이때 수감번호 264번을 따서 호를 육사(陸史)라 했다.

이후에도 1929년 광주학생 운동, 1930년 대구 격문사건 등에 연루되어 모두 17차례 옥고를 치른다. 혹독한 감옥 생활로 건강이 악화되어 진로를 고민하다 시와 글을 통해 새로운 항일 운동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그는 틈틈이 시를 썼다. 1930년 이활(李活)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일보에 첫 시 ‘말’을 발표하고, 1937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포도’와 ‘절정’ 등을 김광균·신석초 등과 함께 창간한 동인지 ‘자오선’에 선보인다. 그 후로 한글 탄압이 심해지자 한시만 쓰는 식으로 항일 시들을 내놓는다.

1942년엔 마치 광복의 날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사실상의 유고(遺稿)인 ‘광야’를 발표한다.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해방 1년 전인 1944년 1월의 새벽,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끌려간 중국 베이징의 일본 총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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