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마켓 “2016년 한국 M&A시장 초대형 딜 부재로 둔화… 박근혜 이슈도 한몫"

입력 2017-01-20 13:15 수정 2017-01-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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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하만 인수는 韓 최대 아웃바운드 딜, 2017년엔 현대重 등 공업·화학 분야서 M&A 활발

2016년 한국 인수ㆍ합병(M&A)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SK홀딩스와 SK C&C,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등 두 건이 357억 달러를 기록했던 2015년과 달리 100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딜의 부재가 2016년 한국 M&A 시장 부진의 이유로 거론됐다.

20일 인수ㆍ합병(M&A) 전문 분석업체 머저마켓이 발표한 ‘2016년 한국 M&A trend report’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M&A는 건수 기준 352건, 금액 기준 46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849억 달러(361건) 대비 금액 기준 44.8%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에도 2016년의 수치는 2001년 머저마켓이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전반적인 M&A 축소세로 아시아 태평양 전체 M&A(일본 포함) 내에서 한국의 비중은 2015년 9%에서 줄어든 6.4%를 기록했다.

특히 머저마켓은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스캔들이 한국 시장 M&A 부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머저마켓은 “지난해 4분기, 민간 분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부정부패 스캔들로 국내 M&A를 주도해온 9곳 대기업 총수들이 청문회에 줄줄이 불려 나가며 M&A가 둔화됐다”면서 “이처럼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불안정한 국내 경제,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이슈가 맞물려 국내 대기업들은 향후 차기 대통령이 취임 전까지는 대규모 딜 추진을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견 기업들은 이와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덜 받아, 국내외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전략을 별도로 수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인바운드 M&A 및 외국인 투자는 2016년 총 48건에 걸쳐 45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52건, 71억 달러)보다 37%, 2014년(51건, 188억 달러)보다는 76.3% 축소됐다.

머저마켓은 중화권으로부터의 인바운드 투자는 사드 배치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긴장 상태가 지속되며 M&A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2015년 국내 인바운드 M&A를 주도했던 중국 투자자들의 2016년 대한국 투자는 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1% 감소했다. 2016년 최대 인바운드 투자자는 미국으로, 11건에 걸쳐 총 18억 달러를 투자했다. 역으로 미국은 국내 투자자들이 15건에 걸쳐 총 101억 달러를 투자해, 한국의 최대 아웃바운드 투자처로 기록됐다. 대미 투자는 국내 전체 아웃바운드 M&A의 77.3%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의 아웃바운드 M&A는 44건에 걸쳐 미화 131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47건, 37억 달러에서 금액 기준으로 254.6% 확대됐다.

이와 같은 급격한 성장세는 삼성전자가 하만(Harman InternationalIndustries)을 지난 11월 86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견인했다.

이 딜은 머저마켓 데이터 기준 한국 최대의 아웃바운드 딜로 기록됐다. 넷마블게임즈도 모바일게임 개발사 카밤(Kabam)의 밴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해 첫 해외 인수를 마쳤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 하면서 미디어, 소비재, 제약, 의료 및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날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M&A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진단이다. 가장 대표적인 딜로는 미국 퀄컴(Qualcomm)의 네덜란드 기업 NXP(NXP Semiconductors) 인수(459억 달러)와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의 영국 ARM홀딩스(ARM Holdings) 지분 98.55% 인수(302억 달러)가 있다.

머저마켓은 이 같은 트렌드가 삼성전자 등 한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 역시 IoT, 디스플레이 패널ㆍ OLED 부품, 스마트카 관련 분야에서 인수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엔 특히 공업ㆍ화학 분야에서는 활발한 M&A 활동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머저마켓은 “올해에는 현대중공업과 같은 조선 업계의 자산 매각이 활기를 띨 것”이라며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공급원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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