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어 오던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가 합의안을 마련함에 따라 공고가 나오기만을 기다린 면세 사업자의 인천공항 면세 입점 혈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관세청은 지난 1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관세청, 공항공사가 정부 조정회의를 열고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를 공사가 먼저 입찰을 통해 복수의 사업자를 선정하고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에서 면세점 특허사업자를 선정하되, 관세청의 특허심사에 공사의 평가결과를 50% 반영하는 방식으로 타협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양측은 오는 10월 개장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공사가 최고 입찰자를 정하면 관세청이 추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공사와 다른 시내 면세점처럼 관세청이 특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선정해야 한다는 관세청이 맞서왔다.
양측은 이번 합의에 따라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한 계약 근거를 마련하고 관세청 특허공고와 공사의 입찰 수정공고를 동시에 내기로 했다. 4월 중 공사가 사업제안 평가 60%, 임대료 평가 40%를 반영한 입찰평가를 통해 사업권별로 1, 2위 사업자를 정하면 관세청이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한다. 특허심사 1000점 중 500점은 공사 입찰평가가 반영된다. 관세청 특허심사에서 선정된 공항면세점 사업자는 공사와 최종 낙찰계약을 체결하고 5월부터 매장 공사, 브랜드 입점 계약, 인력 배치 등을 거쳐 10월에 개점하게 된다.
두 기관의 극적 합의로 T2 면세사업권을 둘러싼 기존 면세사업자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일단 롯데는 100%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신라와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등은 검토 중임을 전하며 입찰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료가 워낙에 비싸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는 부담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워낙 많이 들어오는 곳이라 기존 면세사업자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웬만한 곳은 공고가 나오면 검토를 거쳐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T1에서 이미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와 신라, 신세계의 입찰은 유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전 T1 입찰 때와 달리 이번 면세사업자 선정에서는 입찰가 출혈 경쟁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이 2년 새 13곳으로 늘어난 데다 금한령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어 무리하게 큰 금액을 제시했다가는 손해 폭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어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이미 높은 임대료 탓에 대다수 면세점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면세점에 대한 관심이 꺼지지 않는 것은 면세사업에서 ‘바잉파워’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면세사업이 직매입인 탓에 넓은 매장에서 더 많은 물건을 팔아야 구매할 때 가격을 낮춰 들여올 여력이 생기고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유리하다. 아울러 해외공항 면세점에 진출할 때 필요한 경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