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의 사실상 톱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창업 이후 처음으로 사령탑이 없는 이상 사태를 맞게 됐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운명의 날’을 맞았으며 복잡한 지배구조를 고쳐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개혁이 좌절할 수도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건희 회장이 의식불명인 채로 투병 중인 가운데 아들인 이 부회장마저 한국을 뒤흔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스캔들로 구속되면서 삼성은 최고 사령관을 잃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부회장은 여론의 비난도 강하고 혐의도 5개나 걸려 있어 1~2개월 만에 석방은 어렵고 10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삼성에 이번 구속이 타격인 것은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를 고쳐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려던 개혁이 좌절될 수 있는 점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 주식을 1%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도 4%에 못 미쳐 적대적 인수에 대한 위기감이 강하다. 그래서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한 이후 이 부회장이 지분 17%를 쥐고 있는 삼성물산과 지주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자사주를 사용해 이 부회장이 합병하는 새 회사 지분의 20~30%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이 명확해져 적대적 인수도 저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의회를 지배하는 야당은 반(反) 재벌 여론에 힘입어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자사주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삼성의 지배구조 개혁은 풍전등화 신세가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