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과열 억제책으로 부동산시장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신호라는 낙관론과 버블 붕괴 전조일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2일(현지시간) 지난 1월 70개 대도시 중 45곳의 시민주택을 제외한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46곳에서 줄어든 것으며 1년 만에 오름세를 보인 도시가 가장 적은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국가통계국은 개별 도시 집값 등락폭 이외 70개 도시 전체 평균을 발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이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체 신규주택 가격 상승률 평균은 0.2%에 그쳤다. 이는 상승률이 지난해 9월 2.1%로 정점을 찍고나서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12.2% 올라 여전히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1월 12.6%로 정점에 오르고 나서 2개월 연속 둔화했다.
국가통계국의 류젠웨이 수석 통계사는 “중국 15개 1선 도시와 2선 도시 대부분이 전월 대비 집값 상승폭이 둔화해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며 “지방정부의 억제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전히 중국은 부동산 버블 이외 부채 급증에도 대응해야 해 정부가 올해 이런 리스크 억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패트릭 옹 선임 애널리스트는 “국가통계국의 낙관적인 진단에도 정부는 올해에도 시장 냉각 조치를 꾸준히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과 광저우 충칭의 은행들은 이달 초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모기지 금리를 인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주 발표한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버블’과 ‘부채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투기 목적의 주택 구입에 빚으로 조달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엄격히 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OB케이히언투자의 데이비드 양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의 발언은 잠재적인 부동산 버블을 방지하고자 정부가 더 많은 정책적 도구를 선보일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냉각하는 상황, 즉 버블 붕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부채가 가뜩이나 많은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부진까지 겹치면 경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는 경기 경착륙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6.7%로, 정부 목표인 6.5~7.0% 범위 안에 들었지만 여전히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277%로, 1년 전의 254%에서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런던 소재 패덤컨설팅은 최근 보고서에서 “그동안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자산으로 대규모 신용이 유입되면서 중국은 점점 본전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