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달러 강세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최근 달러 강세에 경계감을 나타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가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달러는 앞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통화이자 주요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이며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첫 인터뷰에 나선 므누신 장관은 “단기적인 어떤 관점에서는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 가치 절상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이후의 달러 강세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로 연결 지었다. 므누신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가치가 크게 절상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 향후 4년간의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도를 나타내는 신호”라면서 “나는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므누신 장관의 이러한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강세 비판 기조와는 상충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당선인 신분일 당시 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 없는 것은 너무 높은 달러 가치 때문이며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이래로 미국 정부는 그간 달러 강세를 암묵적으로 지지해왔다. 미국 경제에 걸맞게 달러도 강세를 띠어야 한다는 신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달리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당시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강세 경계감을 의식한 듯 서면 답변에서는 “때때로 지나친 달러 강세는 경제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