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자동차업체 웨이모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센서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와 불공정한 경쟁행위, 영업비밀 절취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우버에 투자하기도 하고 법적 소송을 꺼리던 알파벳이 고소에 나선 것은 매우 드문 행동으로 이는 자율주행차 부문의 비용 급증과 경쟁 격화를 반영한다고 FT는 평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비롯된 회원들의 탈퇴와 직원 성추행 파문으로 흔들린 우버는 이번 소송으로 또 다른 타격을 받게 됐다.
이번 소송은 우버가 지난해 6억8000만 달러(약 7700억 원)에 인수한 자율주행트럭 스타트업 오토(Otto)와 관련 있다. 앤서니 리번도우스키가 오토를 설립했는데 그는 웨이모 분사 전 구글 자율주행차 사업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우버 자율주행차 사업을 이끌고 있다.
웨이모는 리번도우스키와 다른 전 직원 두 명이 회사를 떠나기 전 자율주행 하드웨어 디자인이 포함된 수천 개의 컴퓨터 파일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은 “오터와 우버는 웨이모의 지적재산권을 가져가 개발 리스크를 피하고 독립적으로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려 했다”며 “궁극적으로 오토 직원들이 빼돌린 기술 가치는 5억 달러 이상이며 우버는 중단했던 프로그램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웨이모는 법원에 우버가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도 요청했다. 문제의 기술이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시와 애리조나 주 템페 시에서 우버가 실시하는 자율주행차 시험과 오토의 트럭에 쓰였는지는 불확실하다고 FT는 덧붙였다.
웨이모는 ‘라이더(Lidar)’라는 자체 레이저 센서 시스템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량에서 도로 위를 달릴 때 차량 주변을 살펴보고 장애물과 보행자를 감지해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센서 기술은 핵심이다.
알파벳은 지난해 12월 구글의 8년 된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웨이모로 분사시키고 자사 밑으로 뒀다. 웨이모는 이날 블로그에서 “우리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오랫동안 많은 영역에서 우버와 협력해 왔기 때문에 우리가 이번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 기술이 도난당했다는 확실한 사실을 고려하면 우리의 투자와 독창적인 기술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