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의 티타임] 美 금리상승기 ‘시니어론’이 대세? 돌다리도 두드려 보자

입력 2017-03-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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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호 IBK기업은행 WM사업부 포트폴리오매니저

지난해 12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기준금리를 0.5%~0.75%로 0.25%p 인상했다. 9년간의 제로금리 이후 두 번째 금리인상이다. 첫 번째 금리인상을 발표한 2015년 12월 당시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이나 트럼프 대통령 정권, Fed의 인상 의지를 고려할 때 앞으로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인지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인상시에 수혜가 예상되는 ‘시니어론(또는 뱅크론, 레버리지론)’ 펀드가 높은 성과를 기록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투자자산이란 있을 수 없는 법! 과거의 좋았던 성과는 잠시 뒤로 하고 냉정하게 올해도 시니어론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정말 올해에도 우리가 기대하는대로 시니어론의 변동금리부 구조와 미국 Libor 금리 상승이 만나 시니어론 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작년을 돌아보자. 시니어론은 ‘Libor금리 + 가산금리’의 변동금리부 구조는 맞지만 대부분의 시니어론이 0.75%~1.75% 최저보장수준(floor)금리를 가지고 있다. 즉 Libor금리가 최저보장수준(floor)금리를 상회해야만 실제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아직 Libor금리가 1% 수준인 현시점에서 미국 금리인상이 시니어론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보인다. 적어도 올해 Libor금리가 추가상승해야 시니어론에 투자했을 때 대출금리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Libor금리 상승이 아니라면 어떤 요인이 작년 시니어론 펀드 성과를 만들어냈을까? 다른 하나의 가능성으로 미국의 경기 개선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단순히 미국의 경기 개선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 개선으로 미국 기업 부도율이 하락하고 나아가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추세가 형성되어 시니어론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가 오히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왜냐하면 작년에도 시니어론과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시니어론은 투기등급(BBB- 미만) 기업의 대출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이일드채권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10년간 두 자산의 투자수익률 성과의 상관계수도 약 0.8 수준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만약 금리상승이 주요인이라면 하이일드채권의 경우 금리상승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발생했어야 정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도 역시 시니어론과 하이일드채권은 함께 높은 성과를 달성했으며 대표적인 미국의 시니어론 ETF인 BKLN US Equity와 대표적인 미국의 하이일드채권 ETF인 HYG US Equity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시니어론보다 하이일드채권이 두 배 이상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두 자산의 성과차이는 시니어론이 하이일드채권보다 선순위이며 과거 회수율 또한 더 높았던 점을 볼 때 합당한 차이로 볼 수 있다.

결국 작년의 시니어론 펀드 성과는 미국 Libor금리 상승보다는 미국의 경기 개선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올해 시니어론 펀드 투자를 고려함에 있어 단순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보다는 실제 미국의 경기 개선이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미국의 기업의 부도율이 줄어들고 투자심리가 계속해서 Risk On 추세를 이어나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위 두 가지가 보통은 동시에 일어나겠지만 투자를 할 때는 세분화해서 시장을 바라봐야 나중에 있을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시니어론 투자 고려시 아쉬운 점은 미국의 시니어론의 가격 정도를 가늠하는 ‘S&P/LSTA US Leveraged Loan 100 Index’의 추세를 볼 때 시니어론 가격은 작년 하반기에 많은 가격 상승을 보였고 앞으로는 추가 상승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작년만큼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현재 상황에서 미국 시니어론 투자는 아직 유효하다. 시니어론의 높은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어졌지만 변동금리부 구조에 의한 인컴 수익 상승 기대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에 있어서 꼭 필요한 대안이다. 특히 전반적인 금리 상승 시기에는 채권 투자는 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더욱 시니어론의 투자 가치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시니어론 펀드에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는 과거만큼의 화려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채권투자의 대안 성격으로 전체 포트폴리오 중 하나의 자산으로 투자를 한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거 사례에서 보면 시니어론이나 하이일드채권은 투기등급 기업 중 일부가 신용이벤트가 발생하는 경우 전체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꼭 유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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