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간 한국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주력 제품의 산업경쟁력이 중국에도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27일 산업연구원의 ‘수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숙련 기술 수준이 높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수출하느냐로 판단하는 산업경쟁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995년 16위에서 2015년 13위로 세 계단 올랐다. 우리나라는 순위가 약간 상승하며 20위권 안에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20위에서 2위로 도약하며 산업강대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의 산업응집력 지수는 1995년 21위에서 2015년에는 25위로 네 계단 추락했다. 산업응집력 지수는 한 수출상품의 주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이 얼마나 밀집돼 있는지를 계산한 것으로, 미래의 산업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 선진 산업 강국이 굳건히 5위권 내 포진했고 신흥시장국에서는 중국(18 → 3위)과 폴란드(19 → 8위)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응집력 부문에서도 중국에 뒤졌다. 국내 산업생태계를 숲에 비유하면 우리나라 산업은 키가 큰 나무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중국 등 후발신흥국의 추격으로 산업고도화가 이뤄짐과 동시에 탈공업화로 인해 산업생태계의 입지가 좁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면 경쟁력 우세 품목 비중이 각각 6.0%와 22.1%였다. 특히, 미국은 숙련기술 상품그룹에서 한국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한국은 수출상품의 주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의 밀집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기술력이 높은 품목의 집약적 성공에만 치중한 결과 복합성은 다소 낮지만, 유망성이 높은 상품을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생태계는 개별 업종이나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체 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 역동성 유지를 위해 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좀비기업의 퇴출은 촉진하되 신생기업의 도전을 장려하는 기업 정책 추진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