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밝히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에 동참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 과거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단행해 비정규직 비율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새 정부가 내세우는 ‘비정규직 제로’ 흐름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이미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해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지난 2007년 3월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노사 합의를 통해 3076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뒤이어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신한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계약직 창구직원(텔러)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후에는 행원 채용을 전부 정규직으로 진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낮다.
은행 경영 공시를 보면 변호사·세무사 등 전문계약직과 단시간 근로자를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NH농협은행 2979명 △KB국민은행 794명 △신한은행 780명 △우리은행 769명 △IBK기업은행 455명 △KEB하나은행 442명 순이다. 다만 기업은행은 준정규직인 무기계약직 인원 3056명이 별도로 존재한다.
전체 직원 수가 KB국민은행 2만622명, 농협은행 1만6428명, 우리은행 1만4971명, 신한은행 1만4555명, 하나은행 1만4059명, 기업은행 1만2071명인 점을 감안하면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을 제외하고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상당히 낮은 상태다.
이 때문에 은행권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선언하면서 은행권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빠르게 합류하는 모양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력단절여성을 시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