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 노브랜드, 이마트에브리데이, 위드미 등 한집 걸러 신세계 이마트 계열사가 생겨나고 있다.” (노양기 전남동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한계가 생기니 꼼수를 부려 아울렛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상권을 삼킨다. 최근 경기도 시흥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브랜드라는 PB(자체상표) 상품을 변종SSM(기업형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끼워넣고 골목 잠식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전국 52개 슈퍼마켓협동조합이 참여하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 이마트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등이 최소한의 기업 윤리를 방기하고 골목상권 침탈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대동맥이 실핏줄 역할까지 하겠다는 격”이라며 “대기업들은 의무휴업일과 같은 작은 규제도 불편하다고 아울렛과 변종SSM들을 내세워 골목에 들어오고 있다. 우리 점주들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골목을 뛰쳐나와 길거리에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와 정부를 향해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유통산업이 대폭 개방되던 1993년 무렵 15만 개에 다다르던 전국 슈퍼마켓은 지난해 기준 전국 4만5000여 개로 급감했다. 남은 동네 상점도 매출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날 참석한 박재철 경기광명시수퍼마켓협동조합이사장은 “원래 480개였던 슈퍼마켓 점포가 작년 말 재조사해보니 280개 밖에 남지 않았다”며 “저희 광명 점주들은 길거리에서 지난 10년간 수많은 투쟁을 해왔지만 한 군데도 입점 철회에 성공한 곳이 없다”고 밝혔다.
강 연합회장은 이날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2015년부터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 계열 유통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노브랜드’는 국내외 제조업체와의 아웃소싱을 통해 중간 유통 마진을 제거해 가격을 시중보다 60~70% 낮춰 만든 PB상품이다. 노브랜드 연매출은 지난 한 해에만 약 10배 증가했다. 신세계는 2020년까지 노브랜드 전문점을 100개까지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연합회는 ‘신세계 이마트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 호소문’을 발표하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해 출점 점포의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 △출점시 주변 상권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 도입 △동네슈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의무휴업일 확대 시행 등의 대책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출점 현황 보고’에 따르면 경기 지역이 144개 대기업 유통 점포가 출점, 전국 537개 중 28.8%를 차지했으며, 서울은 85곳으로 15.8%, 부산이 43곳 8%의 순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신세계 이마트는 156개의 점포로 수도권 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가 출점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SSM은 롯데수퍼 388개, 하나로마트 2038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422개, GS 슈퍼마켓 258개, 이마트 에브리데이 162개 등 약 1만 여개에 달했으며, 편의점은 CU 9604개, GS25 9529개, 세븐일레븐 8556개, 위드미는 1765개의 점포가 출점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 이마트는 3년 내 위드미 5000여 곳을 신규 출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