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이 급물살을 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주회사, 배당주가 각광을 받고 있다. 더불어 기업의 의사결정이 투명해질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면서 우선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배당주의 인기는 당장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추려 만든 ‘코스피200 고배당지수’는 5월 이후 급등하며 지난 9일 3112.2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률만 살펴봐도 고배당지수는 지난달 코스피 상승률 6.44%보다 2.19%포인트 높은 8.63%를 기록해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말 높은 현금배당률을 보였던 푸른저축은행과 천일고속의 주가는 4월 말 이후 현재까지 각각 15.45%, 9.10% 올랐다.
배당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달아오른 것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토록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힘이 실린 것과 무관치 않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우리보다 2년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 전 약 27% 수준이던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지난해 32.6%로 상승한 바 있다.
지난달 이후 LG(26.33%), SK(16.70%), GS(19.39%) 등 주요 대기업 지주회사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면 지주회사들이 투명한 현금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서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낮은 배당은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며 “연기금과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비슷하고 이익잉여금이 풍부한 기업이 관심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됐던 우선주도 몸값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 우선주지수는 지난 5월에만 9.09%, 이번 달 들어 1.70% 오르며 그간의 최고 기록을 가뿐히 돌파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할인됐던 것은 기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결권이 부재했기 때문인데, 스튜어드십 코드로 기업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그만큼 우선주의 할인 요소가 줄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선주와 지주사 강세는 주주환원정책 등 기업가치 재조명이 투영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해 연기금들의 채택 등 신호가 나타난다면 저평가 가치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