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존 제조업 지표 호조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의 발언을 앞두고 관망세가 커지면서 달러는 방향성을 상실했다.
이날 주요 10개 통화에 대한 달러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지수는 전날보다 0.2% 하락했다. 달러는 캐나다달러를 제외한 모든 통화에 대해 약세였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1% 내려 111.26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0.4% 상승한 1.1196달러를 나타냈다.
주말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포지션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오전에 나온 5월 미국 신규 주택매매 건수는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달러 환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시나리오에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날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 마르키트가 발표한 유로존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는 시장 예상을 깨고 상승, 6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6월 제조업 PMI(속보치)는 9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경제 모멘텀의 차이가 의식되면서 유로화 강세, 달러 약세가 진행, 엔화 매수로도 이어졌다.
다만 미 금리인상을 둘러싼 주요 연방준비 은행 총재들의 엇갈린 발언에 달러 환율 움직임은 제한됐다.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 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완만하게 완화를 축소해야 할 시기에 있다”며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미국 경제는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상태여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적절하다”며 금리 인상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신규 주택매매 건수는 전월 대비 2.9% 증가, 계절 조정 연율 환산으로 61만 건으로 시장 예상 (59만 건)을 웃돌았다. 미 주택매매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경기는 여전히 회복세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