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에 올해 하반기 10만 가구의 새 아파트가 쏟아진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지방에서는 상반기(8만 가구)보다 29% 증가한 10만3016가구의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하반기 전국(23만 가구) 물량 중 44%를 차지하는 양이다. 당장 이달 지방에 나오는 새 아파트의 일반분양만 1만6000가구를 웃돈다.
지방 물량의 대부분은 부산(2만5963가구)에 집중된다.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복합더샵’ 2936가구를 비롯해, 해운대구 중동 ‘동원로얄듀크’ 456가구, 기장군 일광면 ‘일광지구1차동원로얄듀크’ 834가구 등이 분양을 진행한다. 부산은 올해 상반기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중 3곳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연지꿈에그린’이 228대 1을 기록했고, 해운대 ‘롯데캐슬스타’와 ‘전포유림노르웨이숲’이 57.94대 1, 47.9대 1을 각각 보였다. 교육 및 생활 인프라가 편리하고 11·3 대책 비조정대상지역으로 규제에 자유로운 점이 청약자들을 집중시킨 영향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택시장이 해운대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부산 전반에 입지가 좋은 재건축 재개발 물량이 나오고 있고, 여기에 새 집 수요도 전반적으로 많아 청약시장에 대한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방에는 △충남 1만2876가구 △경남 1만807가구 △경북 7362가구 △세종 6684가구가 나온다. 전북과 울산에도 각각 6500가구, 5300가구가 주인을 찾을 전망이다.
업계는 하반기 수도권 집값이 서울지역 상승 압력의 확산 영향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는 반면, 지방은 공급과잉 여파에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도 수도권 집값은 0.4% 오르고, 지방은 0.1%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의 감소 추세가 이어졌지만,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은 지방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늘었다. 5월 준공후 미분양은 수도권이 전월보다 2.4% 감소(3229가구)한 반면, 지방은 9% 증가한 6845가구를 기록했다. 악성 미분양이 늘고 있는 만큼 부산, 세종 등의 입지가 뛰어난 곳을 제외하면 향후 새 아파트의 분양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상승세가 소폭 줄어들고, 지방광역시와 기타 지방 일부를 제외한 지방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지방 매매·전세는 모두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