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내년도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침체한 업황 속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데 따른 보상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 4명, 상무 8명의 승진을 결정했다. 삼성물산 전체 승진 인사 22명(부사장 6명, 상무 16명) 중 건설 부문이 절반 이상을 배출했다.
건설부문 부사장 승진자 4명 중 3명이 스마트 기술을 중점으로 한 신사업 부서 출신이다. 감사팀에 몸담았던 장병윤 부사장(1968년생) 외 김성준 부사장(1972년생)은 에너지솔루션 사업부 P&G영업팀장, 김영래 부사장(1970년생)은 화성 E-프로젝트 PM과 하이테크사업1 팀장을 각각 역임했다.
조혜정 부사장(1967년생)은 라이프솔루션본부장과 DxP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22년과 2023년 패션 부문에서 3명의 여성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으나 건설 부문에서는 처음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추진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미래 성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사로 오세철 대표이사 사장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올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그는 2027년 3월로 예정된 임기 만료까지 경영 일선에 나선다.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오 사장은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에서 경력을 쌓은 ‘해외통’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국내 주택시장 불황에 대응했다. 임기 첫해인 2021년 해외건설 시장에서 69억6851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며 5년 만에 해외수주 1위 건설사 자리를 탈환했다. 이어 2022년 53억8100만 달러, 지난해 71억5300만 달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최근 줄어든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로 풀이된다. 올 3분기 건설 부문 매출은 4조4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었다. 건축(3조5390억 원) 토목(1880억 원) 플랜트(7550억 원) 전 부문에서 내림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3030억 원→2360억 원) 떨어졌다. 그럼에도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실적 하락 폭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 등 분야로의 수주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주거서비스 플랫폼 ‘홈닉’, 빌딩관리 플랫폼 ‘바인드’ 등의 출시를 통한 소프트 비즈니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부문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간 매출, 수주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