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6시쯤 간담회에 앞서 상춘재 앞 녹지원에서 열린 ‘호프미팅’에서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기업인 8명과 한 명 한 명과 대화를 나누며 ‘맞춤형 질문’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야외 스탠딩 방식으로 20여 분간 맥주잔을 기울이는 ‘호프 타임’을 가진 후 상춘재에서 예정보다 한 시간을 더 넘기며 2시간 10분간 다양한 경제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구체적으로 먼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CD 국산장비 개발을 위한 중소 장비업체와 재료업체 등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파주 공장에 대한 과감한 지원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 부회장은 “이는 결국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해외진출 시 중소 장비업체와 공동 진출해 상생 협력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또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1000억 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했고, 이 중 50%는 2차·3차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며 “LG와 1차 협력업체의 계약 시 1차 협력업체와 2·3차 협력업체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힘을 실어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정 부회장은 “제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적극 개발할 것이고, 이를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되는 규제 완화를 건의 드린다”고 부탁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만약에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박 회장은 “해외에의 사업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도록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또 금춘수 부회장은 태양광의 국내 입지가 부족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입지 규제를 완화해 줄 것과 RPS 즉,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비율의 상향 조정을 건의하기도 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제너럴일렉트릭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어떻게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포스코도 소재 에너지 분야를 바탕으로 융합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권 회장은 “2차전지 음극재 등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다”고 얘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부회장, 구본준 부회장, 권오준 회장, 금춘수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박정원 회장, 손경식 회장, 함영준 회장 등 9명이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했고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도 함께했다.
둘째 날인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의 기업인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