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세대 자동차 패권 노리나…국영 3사 통합 추진

입력 2017-08-03 08:50 수정 2017-08-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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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W·창안·둥펑, 상호 경영진 교체에 합병 전망…통합되면 판매 1000만 대 넘어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차세대 패권을 노린 듯한 중국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중국 국영 자동차업체인 제일자동차그룹(FAW)과 창안자동차가 최고 경영진을 맞바꾸면서 둥펑을 포함해 3사가 통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들 자동차 3사의 자사 브랜드 글로벌 판매는 총 400만 대에 못 미친다. 그러나 3사가 통합하면 일본 도요타, 독일 폴크스바겐 등 외국기업과의 합작사 생산분을 포함해 판매 대수가 1000만 대를 넘어 세계 상위 3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가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창안자동차의 모기업이자 방위산업 대기업인 중국병기장비그룹(영문명 China Sou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CSGC)은 쉬류핑 최고경영자(CEO)를 FAW 회장으로 전출시키고, FAW의 쉬핑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맞았다. 두 회사가 최고 경영진을 맞바꾼 것이다. 쉬핑은 창안차 회장도 겸한다.

둥펑에서 회장을 역임했던 쉬핑은 지난 2015년 당시 FAW 회장이던 주옌펑과 자리를 맞바꿨다. 이후 양사는 차체 경량화 기술 등으로 제휴를 진행했다. 이번에 쉬핑이 창안차로 전출하면 3사가 본격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을 전망이다.

창안차의 한 임원은 “쉬핑이 우리 회사의 톱으로 취임한 것에 대해 공산당과 정부에서 3사 제휴를 추진하라는 지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3사의 구체적 협상내용을 지켜봐야 하지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차량 기술과 전기자동차 공동 개발이 제휴 핵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둥펑은 상하이자동차(SAIC)에 이어 중국시장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FAW와 창안이 나란히 3,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경영진 교체로 제휴에 이어 합병 움직임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사 중 어느 경영진도 통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언론들도 이런 움직임을 보도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같은 해석은 중국 철강업계의 전례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중국 철강업계 2위인 바오산강철과 11위인 우한강철이 합병해 바오우강철그룹으로 재탄생하기 전에도 양사 경영진이 상호 교체돼 미리 서로의 경영 상황을 파악했다. 이번 국영 자동차 3사 인사에도 정부의 합병 의도가 감지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3사의 움직임이 정부의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 육성 정책과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휘발유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전기차를 강하게 밀고 있다. 그러면서 서구 업체들에 차세대 전기차 기술 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구조를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발을 뻗으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저변이 부족하다. 지금의 구도라면 본토 업체들이 외국과 합작 생산을 계속해도 자국 브랜드가 성장해 글로벌 시장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3사 통합이 이뤄지면 기술과 자본 집중화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간판 기업을 키워볼 수 있는 것이다.

통합과 관련한 장애물도 높다. 3사 모두 도요타와 포드, 마쓰다 등 외국 주요 업체와 합작하고 있는데 파트너 기업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외국 기업들은 합병 이후 새 통합 회사를 통해 경쟁사로 기밀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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