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시련] 진퇴양난 유통업계 “규제 문턱 높이면서, 일자리 늘리라니…”

입력 2017-08-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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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 투자·고용 합치면 3만4000명 규모…업계 “의무휴업 땐 매출 감소…출점계획 재검토”

유통업계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부가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대형 점포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는 반면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고 있어서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기준조차 애매모호한 상태로 자칫 규제 기준치가 업계의 예상보다 올라갈 경우 일자리 마련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복합쇼핑몰 규제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해관계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는 대형마트, 전문관,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그 밖의 대규모 점포 등 6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복합쇼핑몰은 매장 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으로 ‘쇼핑·오락·업무 기능 등이 한곳에 모여 있고 1개의 업체가 개발·관리·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문제는 다른 대규모 점포 기준이 복합쇼핑몰과 크게 다르지 않아 혼동을 주는 데다 최근 유통업계가 점포를 내면서 대형화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경험을 중시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점포가 들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복합쇼핑몰이나 아웃렛 등 어떤 업태로 등록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고,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여서 업태 결정이 유통업체 자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전국 지자체에 등록된 복합쇼핑몰은 롯데의 경우 롯데몰은평 등 아웃렛 6곳,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신세계는 스타필드하남 등 8개에 불과하다. 유사 시설을 갖춰 업계에서 복합쇼핑몰로 통용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삼성동 코엑스몰, 용산 아이파크몰 등은 쇼핑센터 등으로 등록돼 있다.

만일 정부의 규제 기준이 업계의 예상을 웃돌게 되면 신규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그룹은 앞서 지난해 10월 향후 5년간 40조 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도 2015년 1만4000여 명, 2016년 1만5000여 명을 고용한 데 이어 올해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할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2300여 명을 고용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26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통상 복합쇼핑몰의 경우 신규 일자리가 5000여 개, 백화점과 아웃렛은 점포당 수천 명을 고용한다. 대형마트는 400~800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실제로 작년 9월 오픈한 스타필드하남은 오픈 이후 5000여 명의 직접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했다. 특히 투자와 공사가 진행되면서 파급된 간접고용 효과는 약 3만4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대형 아웃렛과 백화점 등으로 규제가 확산하면 출점 계획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을 비롯해 의무휴업에 따른 매출 피해 등으로 일자리 창출 계획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고려해 규제보다 상생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며 “고용 노력에 힘을 쏟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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