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호황에 위기 맞은 ‘긱 이코노미’...단기직 모시기 총력전

입력 2017-08-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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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시장 호조에 단기 근로자 채용에 어려움 ...복리 후생 경쟁

▲차량공유업체 우버. 사진 = EPA연합뉴스
▲차량공유업체 우버. 사진 = EPA연합뉴스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단기 계약직을 고용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를 모델로 한 기업들이 미국 고용시장 호조로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gig’은 1920년대 공연장 주변에서 필요할 때마다 연주자를 구해 단기 공연 계약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이를 본 딴 긱 이코노미는 자신의 재능과 자산을 이용해 그때그때 노동을 사고파는 독립형 일자리 경제를 뜻한다. 긱 이코노미 모델을 차용한 업체들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는데 대표적으로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와 리프트, 배탈 주문 업체인 인스타카트, 딜리버루 등이 있다.

긱 이코노미는 고용시장이 위축됐을 때일 수록 구직자가 몰릴 확률이 크다. 정규직 일자리가 적을 때 독립형 단기 일자리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고용시장은 열기를 띄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인 규모가 늘어난 만큼 단기 고용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우버를 포함한 긱 이코노미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버는 2015년 기준으로 신규 운전사의 45%가 그 해에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11월 JP모건체이스가 작성한 보고서에서도 긱 이코노미 업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절반 이상이 1년 내에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긱 이코노미 업체들은 구직자들을 사로잡고자 노력 중이다. 우버의 경우 지난 6월 미국에서 고객 응대 업무를 맡는 직군을 신설해 100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또 최근에는 고객이 운전사에게 팁을 줄 수 있도록 앱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블룸버그의 기술투자 펀드인 블룸버그베타의 로이 바핫 대표는 “긱 이코노미를 이용해 운영되는 창업 기업들은 예상 가능한 임금과 근로 시간을 근로자에게 보장해 주는 게 경쟁력 있는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음식 앱 도어대쉬는 10만 명에 달하는 단기 근로자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근로자에게 필요한 자전거를 회사 측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도어대쉬의 토니 쒸 최고경영자(CEO)는 “자전거를 제공키로 한 것은 고객의 주문 수를 안정적으로 받아내기 위한 기반”이라며 “도어대쉬는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근로자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배달 음식 앱 인스타카트는 앞으로 몇 개월 내에 배달 근로자를 위해 휴대전화 요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스펙트벤처스의 제니퍼 폰스태드 설립자는 “비금전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긱 이코노미에 발을 뛰어든 단기 근로자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법률자문회사인 반즈&손버그의 스콧 위틀린 변호사는 “단기 근로자를 고용할 때 긱 이코노미 기업이 일반 기업들처럼 복리 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 소송에 직면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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