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사무실 공유 업체인 위워크에 30억 달러(약 3조3864억 원)를 추가 투입해 최종적으로 44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조성한 정보·기술(IT) 전문 펀드인 ‘비전펀드’를 이용해 소프트뱅크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WSJ)이 보도했다.
손 회장이 조성한 93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가 위워크의 기존 주식과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워크의 아담 노이만 최고경영자(CEO)는 “손 회장은 비전이 있는 비즈니스 리더”라며 “이번 투자는 우리의 사업 목적에 힘이 실렸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최종적으로 44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약 200억 달러로 뛰었다. 설립 7년째인 위워크는 최근 몇 년 새 빠른 성장률을 구가했다. 다우존스벤처소스데이터에 따르면 위워크의 기업 치는 미국 내 신생 벤처업체 중 4위다. 1위는 공유 자동차 서비스 업체인 우버이며 2위는 에어비앤비, 3위는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작은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위워크는 현재 16개국에 진출해 160개 이상의 지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을지로와 강남에 지점이 있다.
비전펀드가 최근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례 없는 엄청난 액수를 IT 벤처기업에 쏟아 붓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손 회장은 처음에 비전펀드를 조성할 당시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점점 그 범위가 넓어져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있는 실내 농장에서 수직 농법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 스포츠용품 전자상거래인 파나틱스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달 초에는 우버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비전펀드의 취지를 볼 때 위워크에 투자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적합하지는 않다. 비전펀드는 IT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펀드다. 그런데 위워크는 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사업이 아니다. 위워크는 임대료가 비싼 도시에서 사무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주요 고객이었으나 최근에는 아마존, IBM 같은 대기업들도 위워크를 이용하고 있다. 첨단 기술이 동원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많은 투자자가 위워크를 에어비엔비와 같은 유망한 신생 벤처 기업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