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증시보다 금값 상승폭이 더 큰 이유는

입력 2017-08-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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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월가의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면서 금값과 미국증시가 나란히 상승한 가운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금값 상승세가 증시 상승세를 추월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9.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가격은 12% 올라 온스당 1300달러대에 근접한 상태다.

연말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201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금값의 연간 상승폭이 S&P500 상승폭보다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에는 S&P500지수는 연간 기준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던 반면 당시 금값은 10% 뛰었다. 2011년은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가 발발했던 해로 그만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컸던 시기였다.

WSJ는 올해 기업 실적 호조로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도 최근 몇 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우려가 커지는 만큼 안전자산 금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일부 헤지펀드들은 올해 금 가격 추가 상승을 점치며 베팅을 늘리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한 주의 금값 상승에 베팅 계약은 17만9537건을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고집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당장 미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달 말 시한까지 부채 한도를 증액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당장 10월 부채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에 노출된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23일 미국 의회가 10월까지 부채 상한선을 올리지 못하면 현재 최상위인 미국 국가신용등급(AAA)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세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반면 백악관이 세제 개혁과 인프라 투자 정책 등 경기 부양책을 올해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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