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회는 시작과 동시에 암초를 만났다. 당장 4일 예정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결산안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6일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회동까지 무산되는 등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MBC 김장겸 사태’로 인한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다만 북한의 6차 핵실험 탓에 ‘초당적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4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정기회)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최종 결정을 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저희가 외로운 투쟁을 선언했기 때문에 이 문제(외교·안보 상임위 참여)를 병행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 현재로서는 전면 보이콧이라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방침을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는 “잘못된 일”이라며 “(야당은) 국회에서 여당을 견제하고 국정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도 한국당의 보이콧을 비판했지만 국민의당과는 온도 차가 있다. 바른정당은 MBC 김장겸 사태를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규정했으나, 보이콧 동참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한국당과 한패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당에 협조한다면 보수층 이탈이라는 뼈아픈 상황을 맞을 수 있어서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 북한의 6차 핵실험 때문에 안보위기 국면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래서 저희 당은 안보 관련 상임위도 소집하자, 북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국회 차원에서 추진하자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적한 민생 현안도 있는데, 이런 문제를 다 뒤로하고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MBC 사장의 거취 문제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다”면서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