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일본 재팬디스플레이의 LCD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애플은 내년 일부 아이폰 모델에 재팬디스플레이의 LCD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이 이달 초 공개한 아이폰 신모델 3종 중 아이폰X(텐)은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기존 모델의 업그레이드 격인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는 이전처럼 일반 LCD를 썼다.
업계에서는 OLED가 디스플레이의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재팬디스플레이는 일반 LCD를 개량한 ‘풀액티브(Full Active)’ 디스플레이에 사운(社運)을 걸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2019년 3월 마감하는 내년 회계연도에 자사 스마트폰과 기타 소형 스마트 기기 패널의 70%를 풀액티브가 차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해 재팬디스플레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4%에 달했다.
재팬디스플레이 모바일 사업부의 나가오카 가즈타카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풀액티브 LCD 고객이 어디인지라는 질문에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고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고객사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회사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애플이 풀액티브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재팬디스플레이가 해당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급속히 커지는 것을 확신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OLED는 기존 LCD보다 해상도가 밝고 곡면 화면을 적용하기가 쉽다는 장점을 지녔다. 다만 높은 비용과 공급 이슈로 보급 속도는 느린 편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풀액티브가 베젤 최소화 등 OLED의 장점을 낮은 가격에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재팬디스플레이는 OLED가 제공하는 곡면 스크린을 풀액티브로 재현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애플이 풀액티브를 고려하는 배경에는 OLED 공급난에 대안을 모색하면서 최종 소비자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평가다. OLED의 높은 가격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아이폰X에 들어가는 OLED 가격이 약 110달러(약 13만 원)로, 일반 LCD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도 2019년 4월부터 OLED를 양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여전히 일반 LCD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