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자도 비트코인에 쓴소리…“또다른 엔론 사기 사건”

입력 2017-10-24 08:39 수정 2017-10-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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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중앙은행 통제 하에 있지 않아”…비트코인은 계속되는 분열로 불확실성 커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엔론과 같은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지난해 11월 16일 MiSK글로벌포럼 참석 중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엔론과 같은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지난해 11월 16일 MiSK글로벌포럼 참석 중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

디지털 가상통화인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해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도 비트코인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언젠가는 붕괴할 것이라며 이는 또다른 엔론 사기극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킹덤홀딩스 설립자로 씨티그룹과 애플, 트위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비트코인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전혀 규제되지 않았고 통제 하에 있지도 않다. 어떤 중앙은행의 감독을 받는 것도 아니다”라며 “나는 비트코인을 전혀 믿지 않는다. 어느 날 붕괴하기 시작할 것이다. 엔론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언급한 엔론은 미국의 에너지 트레이딩·유틸리티 업체로 지난 2001년 말 대형 분식회계가 발각돼 몰락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업체다.

이어 알왈리드 왕자는 “지난달 비트코인이 결국 무너질 사기극이라고 지적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도 “비트코인은 ‘돈세탁 지수(Index of Money Laundering)’에 불과하다”며 “인터넷 상에서의 불법적인 돈 거래를 촉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실존 인물인 조던 벨포트도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통한 자금조달인 신규가상통화공개(ICO)는 ‘사상 최대 규모 사기극’이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6100달러 선을 돌파했으며 올 들어 50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세계 유명인사들의 비판과 더불어 계속되는 분열이 비트코인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트코인이 24일 밤에 다시 분열돼 ‘비트코인골드(BTG)’라는 새 가상통화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이미 지난 8월 비트코인캐시로 한 차례 분열됐다.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분열 계획까지 실현되면 비트코인은 총 4개로 분열하게 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비트코인 채굴업자와 개발자 세력간의 계속되는 갈등이 분열을 촉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골드는 홍콩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암호 난이도가 낮아서 개인도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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