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이 개에 물려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는 목줄과 입마개를 개에 씌우고 이를 어기면 높은 벌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이에 우리나라 ‘원조 개통령’으로 불리는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학과 교수는 방향이 잘못됐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6일 “견파라치는 정책적으로 정말 잘못된 제도”라며 “해외에 아예 없는,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를 들어 개에 목줄을 안 하고 나갔는데 누군가가 사진을 찍었다고 치자”면서 “그 견파라치가 견주에게 개 이력과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면 누가 주겠나. ‘네가 뭔데 날 신고해’라고 하면서 싸움만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예방책으로 법을 강화시키는 것과 함께 개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무조건 벌금을 올리고 현재 일어나는 일만 강화하는 건 근본적인 변화가 쉽지 않다. 동물등록제를 활성화하고 페티켓(펫+에티켓) 교육을 하는 차선의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맹견 범위를 확대할 때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 도고카나리오, 필라브라질레이로, 케인코르소, 티벳탄마스티프(짱오)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반려인구가 급증하는데 문화가 발전하는 만큼 정부의 제도적인 방침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반려동물 선진국들처럼 반려견 등록과 보호자 교육, 페티켓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사건사고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게 돼 있다. 국내에는 페티켓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반려인구가 태반인데 이를 인식하도록 개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미국은 ‘착한 개, 착한 시민’이라는 교육 이수 프로그램이 있다. 사회화 과정을 통해 개를 순화시키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인구 못지않게 비반려인 교육이 중요하며, 언론에서 홍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사건사고가 많아지다 보니 개 키우는 사람이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고 있다”면서 “계속 이렇게 되면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개를 함부로 만지지 말고, 무서우면 그냥 지나치는 식의 비반려인을 위한 교육이 있다”며 “이런 내용을 방송 등 언론에서 홍보를 통해 알리고 페티켓을 지켜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존하는 문화로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