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회(EC)는 8일(현지시간) 역내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오는 2030년에 2021년 목표치 대비 30% 더 감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EC는 또 2025년까지 2021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5% 줄이는 중간 단계도 제시했다.
이는 1대의 승용차가 1km 주행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앞서 EU는 지난 2008년에 2015년까지 역내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이 km당 130g 미만으로 돼야 한다는 감축 목표치를 정했으며 현재는 2021년까지 배출량을 km당 95g으로 낮추는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업체별로 판매량과 차량 구성에 따라 규제 수치가 다르지만 현재 기준을 연비로 환산하면 휘발유 1ℓ당 약 24㎞가 되며 새 제안을 충족하려면 34㎞로 연비가 높아져야 한다.
이미 유럽 환경규제는 2021년 목표만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인데 이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일본은 2020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 122g, 같은 해 중국은 117g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미국은 2025년까지 97g으로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EU의 2021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가 도요타와 르노닛산, 볼보 등 세 곳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C는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지키지 못한 업체에 대해서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업체는 배출량을 1g 넘을 때마다 그 해 판매되는 신차에 대해서 1g당 95유로(약 12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한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업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이산화탄소 제로(0) 배출 차량이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등 배출량이 50g 이하인 자동차가 전체 판매에서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면 해당 업체에 대해선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EC의 제안은 아직 법적 구속력은 없으며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