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감] ‘북한 패싱’ 원·달러 1080원도 붕괴 ‘2년7개월만 최저’

입력 2017-11-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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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슈종언 인식에 롱스탑+금통위 선제대응..1050원까지 갈 듯..원·엔도 1년11개월만 최저

원·달러 환율이 1080원선을 내주며 2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960원대로 진입하며 1년11개월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는가 싶었지만 시장은 이를 곧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원·달러가 1070원대로 진입하자 달러 매수세력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롱스탑(달러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월말을 앞둔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있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선제대응도 일부 섞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북한 이슈가 더 이상 원·달러를 움직이는 시대는 끝났다고 전했다. 심리가 워낙 하락쪽에 쏠려있는데다 최근 대내 수급에 의해 원·달러가 좌우되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금통위는 변동성을 키우는 재료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말 내지 내년 1분기까지 원·달러는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른쪽은 원달러 환율 장중 흐름(한국은행, 체크)
▲오른쪽은 원달러 환율 장중 흐름(한국은행, 체크)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6원(0.70%) 하락한 1076.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월30일 1072.4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 저점도 1075.5원으로 역시 2015년 4월30일 1068.0원 이후 가장 낮았다.

108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8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9.5원으로 6월16일 9.8원 이후 가장 컸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9.14원 하락한 966.17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2월17일 963.74원 이후 1년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3.5/1084.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4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29포인트(0.05%) 하락한 2512.90을 기록한 반면, 코스닥은 8.60포인트(1.11%) 급등한 781.72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602억4000만원어치를 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002억6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1070원대로 진입하면서 롱스탑이 쏟아졌다. 기존 달러 보유세력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내일 한은 금통위를 앞둔 선제적 베팅도 묻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원·달러는 글로벌 달러나 대외분위기보다는 내부 수급상황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 후에도 CDS 프리미엄은 내려갔다. 더 이상 북한 리스크로 환율이 움직이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내일 금통위에서 향후 금리결정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지만 경기와 자금유입 상황이 워낙 견조해 원·달러는 점진적으로 아래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한 문제를 시장이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역내외 숏플레이가 강했다. 당국도 대응이 없어 숏이 깊어졌다. 월말에 따른 네고물량도 하락세를 가파르게 만든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하락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반등재료가 나와도 매물을 소화하면서 탄력있게 오르지 못할 것 같다.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중 1050원까지는 하락할 것”이라며 “내일 금통위에서 금리인상과 비둘기적 발언이 나온다 해도 심리가 한쪽으로 쏠려있어 강하게 반등하지 못할 것 같다. 변동성 정도를 촉발하는 재료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2%) 오른 111.45엔을, 유로·달러는 0.0023달러(0.19%) 하락한 1.1860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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